첫째로 든 생각은, 2000년에 나는 영화도 볼 줄 몰랐고 군대에 대해서도 지식이 전무했으며 가장 중요하게는 졸면서 봤던것 같다라는 생각이다.
군대나 사회에 대한 인지가 약한 사람에게는 꽤나 불친절한 영화다. 더군다나 약간의 이데올로기(정말 극미한 정도)까지 개입되면서 영화의 난이도는 꽤 높아지는데, 그럼에도 영화줄거리를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즐기기는건 어렵지 않다. 끝날때까지 지겹다거나 뻔하지 않다는 것 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한 발자국 차이로 남과 북이 구분지어지는 JSA라는 특수한 상황과, 스위스에서 태어난 한국인이 수사한다는 점들이 분단된 한국에서 생각해 볼만한 문제들이 영화화 되는데 윤활유같은 역할을 한다.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마는지, 혹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은 당연히 모두 엇갈리겠지만, 어쨋든 6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내 가족 내 친척이었던 사람들이 시대가 지나니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유쾌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까.
영화가 묵직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거시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한 지극히 개인적인 규묘의 픽션이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10년전과는 달리, 분단조국의 현실과 군대의 디테일을 알고, 또 졸지도 않으면서 다시 본 '공동경비구역 JSA'.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면서 함께 깊은 울림을 받을 수 있는 한 민족 두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박찬욱 감독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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