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When Harry Met Sally...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

uniqsub 2012. 10. 9. 03:16


그래. 수 많은 영화들이 우연을 주 무기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우연이기는 해도 분명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일 수 있다는 발칙한 상상과 영화적 허용을 들먹이면 아무도 적당한 우연을 가지고 욕하지 않는다.

 

내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통상의 영화와 다르기 때문이다. 운명적 이끌림에 이끌려 시작한다는게 고작 '연애' 라고? 그리고 항상 [n years later...]와, 몇번의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이후 결혼을 올리거나 이미 슬하의 자식을 둔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엔딩 크레딧을 올려버린다고? 잠깐, 연애의 고단함이나 그런 건 없는건가? 둘이 넘어야 하는 장벽은 왜 항상 현재의 애인이고, 우리는 쌍바람을 피워대는 잘생긴 히로와 히로인에게 응원을 보내게 되는거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그렇지 않다.

 

처음 만남. 10시간의 뉴욕행 승용차에서의 대화. 가치관과 생활패턴의 차이를 느낌. 끝.

5년뒤. 공항에서 우연한 재회. 같은 비행기에서 동행. 끝.

3개월 뒤, 다시 만남. 서로가 약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교우관계를 형성.

 

그리고, 그렇게 친구로..

 

그들은 그 과정에서 '연애를 시작하자!'같은 목적 없이 친구로써 서로를 알아간다.

사랑은 찾아와서 머리를 땡~ 하고 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찾아와서 가슴속에 담겨있다가 보면 어느새 은은하게 사랑이 되어있는 것일까.

 

영화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대사로 기록되는 해리의 메세지와 함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마무리 된다.

 

 

 

Directed by Rob Re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