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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시나리오

캐릭터 빌딩

영화관련 클래스에 나가는 지인을 통해 듣게 된 '캐릭터 빌딩' 방법.
'캐릭터 빌딩'이 만연해있는 용어인지는 모르겠는데(아닌거같은데) 어쨌든 영화 속 등장인물을 설정하는 몇가지 노하우 같은 것이다.

PART1

첫번째 파트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두가지 특징을 잘 버무려 놓는 법을 말해준다. 여기서 두가지 특징은 인물의 성격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작품 외적 요소로서의 특징을 말하는데, 들여다 보자.

1. 개연성 <-> 상상력

개연성이 너무 높으면 영화적 재미, 즉 적당한 작위적 즐거움이 사라진다. 반대로 상상력만 너무 발휘한 시나리오는 내용이 어디로 튀어도 이상할 게 없으며 그로하여금 영화를 끝까지 봐야겠다는 의지를 꺾어버린다.


지인은 <써니>를 예로 들어 개연성-상상력 조합을 설명해 줬다.

마흔이 넘은 아줌마 동창들이 다시 모이게 되는 그 경위는 완벽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하지만 그 상상력으로 시작된 환경 속에서 이러나는 다른 모든 일들은 철저히 개연성을 지킨다. 상상력으로 시작해서 개연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다. 물론 개연성이 높은 시작으로부터 상상력을 발휘하는 진행도 가능하다.


개연성과 상상력의 점이가 자연스러울 때 영화 속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2. 친숙함-독특함

주인공이 친숙한 듯 하다가 독특해 지거나, 독특한 줄 알았는데 친숙해 지는 경우. 많이 보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영화<아저씨>의 원빈이 처음부터 무시무시한 싸움광으로 나왔다면 그냥 싸움 잘하는 나와는 먼 사람의 이야기로 느껴졌겠지만, 후줄근한 동네 아저씨같이 친근한 컨셉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종반에 원빈에게 푹 빠질 수 있는것이다.

(처음부터 이러고 나왔으면... 아니다 잘 생겼으니까 처음에 어떻게 나왔어도 빠져들었겠다...)


3. 성장 과 깊이

두가지 대치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어쨌든 주인공이 영화 내용이 진행되면서 성장하거나, 아니면 깊이가 깊어지면 매력있는 캐릭터가 된다는 얘기다. <킥 애스>, <다크 나이트>는 주인공의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 재미를 줬고, <과속 스캔들>이나 <원티드>같은 경우는 내적, 혹은 외적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여줬다.

(끊임없이 자기 역할과 존재의 필요에 대해 자문하고 답을 찾는 고담의 영웅)





PART2 


두번째 파트에선 첫번째 파트보다 간단한 세가지 팁을 제시한다.


-대중의 판타지 충족

우리의 판타지가 충족 될 때, 우리는 작중인물에게 빠져든다. 많은 경우가 이에 해당 되겠지만, <델마와 루이스>같은 로드무비의 인기 비결은 아마 '대중의 판타지 충족'이 아닐까 싶다.

(시집살이와 벌어먹기가 고되다는 건 동서양을 막론한 진실이였다)


-첫인상

첫 인상이 80%는 작용하는게 영화다. 그래서 언제나 첫 등장씬은 섬세하게 가다듬어진다. <살인의 추억>의 송광호, <비기너스>의 멜라니 롤랑의 첫 등장을 상기시켜 봐도 알 수 있다. (지인은 <빌리 엘리어트>를 예로 들었었다)

 

(전 이런 사람입니다)



-옷만 잘입어도 캐릭터 절반

맞다. 나같은 싸구려 아마추어 취미생활 감독이 가장 놓치기 쉬우면서도, 챙겼을 때 가장 효과가 좋은 부분이 바로 이것!

영화는 시간이 한정되 있어서, 관객에게 그 캐릭터가 '원래'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기가 참 어렵다. 카메라 렌즈를 보면서 혼자 백문백답을 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즉, 관객은 영화에 비춰지는 요소 하나하나로부터 캐릭터를 탐구하게끔 이미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실생활에서보다 더 심하게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대사, 행동 모두 공존하기에는 소리와 공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시각적인 캐릭터 설명이 중요하며 역시 시각적 요소중 옷차림이 가장 비중이 높다.


<건축학 개론>의 이제훈과 조정석(납득이 분)의 옷차림, '졸업'을 잘 못 이해했다는 <500일의 썸머>의 조셉 고든 래빗의 끝까지 채워올린 셔츠 단추 등을 떠올려 보면 된다.


(컬러풀한 티셔츠와 점퍼, 투톤 청바지의 조정석.

무채색 골프점퍼+폴라티의 이제훈.

이런걸 보고 '사이즈가 나온다' 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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